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열린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제1회 근대올림픽이 개최된 이래 108년 만에 아테네에서 신성한 경쟁, 우호, 평화로운 공존을 상징하는 성화의 불꽃을 태웠다. 202개국 1만6500명의 선수들이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표어와 '인간 본연으로 돌아가자'는 주제 아래, 개인의 명예와 진정한 스포츠 정신에 입각하여 규칙을 준수하며 경기에 임할 것을 선서했다. 올림픽 정신은 올림픽헌장 제1조에 "청년들에게 아마추어 스포츠의 기조를 이루는 육체적 노력과 도덕적 자질을 일깨워주고 동시에 4년마다 행해지는 이해관계를 떠난 우호적인 경기대회에 세계의 경기자를 모이게 함으로써 인류 평화의 유지와 인류애에 공헌하는 데 있다"라고 명문화되어 있다. 뜨거운 가슴을 공유한 것만으로 기쁨의 잔치 국가간의 경쟁이 아닌 개인의 역량을 겨루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피부색, 언어, 지역을 초월한 지구촌의 축제 한마당임을 선언한 것이다. 상업적 자본주의에 물들어 인종차별주의를 부추기고 금메달 지상주의의 최면에 걸려서 과정보다는 결과를 우선시하는 오늘날 메달 경쟁 문화는 진정한 스포츠 정신이 퇴색한 것이다. 승자도 패자도 함께 웃고, 피부색은 달라도 뜨거운 젊은 가슴을 공유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쁨의 잔치인 것이다. 아테네는 기독교 인구가 2%밖에 안 되는 기독교 침체국가다. 정교회 신자를 제외한 순수 복음주의 크리스천은 2만 명도 안 되는 나라다. 그러나 아테네는 초대교회의 뜨거운 선교열정이 살아있는 성지라고 할 만큼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다. 바울이 거기서 복음을 전할 때 느낀 것은 우상숭배가 들끓는 나라여서 그런지 신화가 무척이나 많은 나라다. 그 나라에서 우리의 기독 선수들 120명은 정말 잘 싸웠고 기도의 세리머니를 과감하게 연출했다. 예수 믿는 선수들이 기도하는 바람에 ㅇㅇ선수들이 메달을 따지 못했다고 ㅇㅇ신문에 보니까 엄청난 비난을 했다. 각 선수들마다 믿음의 용사로 싸운 이야기는 올림픽이 정말 '선교축제'였음을 실감케 했다. 우상숭배가 들끓던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 바울이 탄식하며 절망했던 '신화의 나라'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이 무릎 꿇고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은 정말 한국교회의 강인한 영성이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한국이 기독교 국가인가, 한국 선수들은 모두 기독교인인가?" 아테네를 찾은 외국인들은 한국 선수들의 신앙고백에 그와 같은 착각을 할 정도였고 국내에서도 그런 얘기는 심심치 않게 들렸다.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 크리스천 선수들, 릴레이 금식기도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긴 이원희 선수는 감사기도를 드린 후 두 손을 높이 치켜들어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여자 배구 선수들은 일본을 물리친 후 곧 바로 코트에 무릎 꿇고 기도를 드렸다. 축구, 역도, 핸드볼, 태권도 잘 훈련된 한국의 크리스천 선수들은 다윗처럼 다니엘처럼 담대하게 믿음을 표출했다. 금메달만 영광스러운 것은 아니다. 동메달도 상관없고 은메달도 상관없고 아니 메달을 따지 못했어도 올림픽에 참가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이들은 선교의 사명을 다한 것이다. 한국교회는 120명의 스포츠 선교사를 아테네에 파송했던 것이다.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한 크리스천 선수들은 릴레이 금식기도를 드렸다는 소식도 아름다운 뉴스였다. 한국 선수들은 이미 선교사로 훈련돼 있었다. 그들은 선교용 선물을 제작하고 선교를 위해 언어훈련도 받았다. 하나님은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 지구의 동쪽 끝에 위치한 한반도를 선교의 도구로 쓰시길 원하셨다. 바울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철학과 논쟁과 신화의 나라에서 한국의 젊은이들은 거침없이 선교적 퍼퍼먼스를 연출했다. 그들은 진정 자랑스런 십자가 군병들이었다. 우리 선수들은 승부에 관계없이 하나님을 증거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그들은 이미 자랑스런 하나님 나라의 메달리스트들이다. 기독 선수들은 선수촌에서 청소하고, 성경공부하고, 남을 섬기는 훈련을 받았다. 그들의 기도는 가식적인 것이 아니며 그들의 눈물은 과장된 것이 아니다. 아테네는 복음으로 가득했다. 아테네 선수촌에서 새벽기도를 드리는 것은 한국 선수들뿐이었고 우리 선수들의 숙소에서는 언제나 찬양이 울려 퍼졌다는 것이다. 복음이 이 땅에 들어온 지 120년. 그동안 우리는 많은 축복을 받았다. 경제가 어렵다, 정치가 불안하다, 국민통합이 안 된다 등 모든 상황이 비관적이어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이 있는 한 우리는 희망이 있다. 그리스도의 제자들은 사람의 능력이 힘과 기술에 있는 것이 아니라 주를 향한 믿음에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주 예수를 찬양하는 것이 얼마나 고귀한가 아테네 올림픽의 의미는 올림픽의 고향에서 개최되었다는 것과 서구 문명의 발상지인 그리스를 무대로 펼쳐졌다는 것이다. 바울 사도가 아테네 선교여행을 했다. 유일하신 창조주 하나님을 알게 되고 구원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게 된 바울이 신들의 도시 아테네에 갔을 때 성경은 그 광경을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바울이 아레오바고 가운데 서서 말하되 아덴 사람들아 너희를 보니 범사에 종교성이 많도다 내가 두루 다니며 너희의 위하는 것들을 보다가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고 새긴 단도 보았으니 그런 즉 너희가 알지 못하고 위하는 그것을 내가 너희에게 알게 하리라"(행 17:22∼23). 여기 아덴은 아테네를 말한다. 수많은 신을 섬기는데 혹시 빠진 신이 있을까봐 알지 못하는 신에게까지 섬김을 다한 나라가 바로 아테네다. 신화의 나라여서 그런지 올림픽 중계도 그리스 신화와 신들의 이름이 공공연히 거론되고 심지어는 '승리의 여신이 손을 들어줬다' '니케가 승리를 안겨줬다'는 등 종교적 표현에 가까운 수사학적 언어가 끊이지 않았다. 우리 크리스천 선수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 그리고 바울 사도의 후예가 되어 아테네에 입성했다. 그곳에서 그들은 예수의 군사로 담대히 경기에 임했다. 사람의 기쁨은 상대방을 꺾고 승리의 쾌재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주 안에서 최선의 땀방울을 흘리게 하신 것이다. 그들은 스포츠로 단련된 우람한 근육질의 몸매가 어떻게 주의 이름 안에서 순한 양같이 움직이는가를, 때로는 야성과 극한 훈련으로 고단해진 영혼이 어떻게 주의 이름 안에서 평안을 찾게 되는가를 분명하게 보여줬다. 힘과 야욕, 기술과 거짓이 만나 무서운 폭력으로 변하고 마는 이 세상에서 어떻게 그런 부패한 인간성이 주 예수의 은총 앞에서 선한 군대, 의의 병기로 변하게 되는가를 보여주었다. 그들은 아테네의 원형경기장 안에 울려 퍼지는 요란한 환호처럼 시끄러운 세속종교의 물결 가운데서 주 예수에 대한 믿음을 지키고 찬양하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고귀한 믿음의 유산인가 하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 주었다. "나의 승리는 오직 하나님의 영광입니다. 강인함과 담대함을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하나님께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너무나도 평안한 마음으로 마지막 화살 한 방을 쏘았을 때 10점 과녁을 맞힐 수 있었습니다." "기도야말로 저의 가장 큰 힘입니다." 올림픽 현장에서 우리 선수들이 쏟아낸 진실한 체험이 담긴 신앙고백들이다. 승리의 순간에 영광을 하나님께 드리다 우뚝 솟은 영광의 자리에서 말과 몸짓으로 전하는 생생한 복음의 메시지는 자신을 낮추고 하나님을 높이는 겸손과 승리를 주신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잘 가르쳐 주었다. 최종 승리의 순간에 영광을 하나님께 드리는 모습은 운동경기가 아닌 다른 생활현장에 있는 크리스천들이 어떠한 신앙적 자세로 성취감을 느끼고 고백해야 하는지를 잘 보여 주었다. 성경을 살펴보면 그리스는 아시아 지역에서 출발한 복음이 최초로 사도 바울에 의해 유럽 대륙으로 전해진 시발지임을 알 수 있다. 사도행전 17장 21∼34절에는 바울이 당시 아덴 사람들을 만나서 복음을 증거한 내용이 담겨 있다. 마케도니아에서 환상을 본 바울이 찾아간 곳은 당시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지였던 그리스였다. 이방신이 가득하고 인간 중심의 철학이 융성하여 다른 종교가 들어갈 틈이 없었지만 바울은 거기에 복음의 씨앗을 뿌렸다. 그리고 거기서 싹이 나서 유럽을 복음화하는 동력이 됐고 세계 복음화의 디딤돌 역할을 하였다. 올림픽을 계기로 우리의 신앙도 금메달 신앙이 되자. 대한민국도, 아테네도 올림픽 이후 복음이 더욱 확산되고 십자가 군병들의 약진을 기대한다. 황화진 hwajin06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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