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 도서와 함께 떠나는 가을 여행
2004-08-12 08:27:59 read : 876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을 처음 읽은 것은 10년 전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각종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수위를 차지하고 있다. 독자들로부터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 받는 스테디셀러들은 나름의 이유가 있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계속해 책 속의 문제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는 방증이 아닐까?
사람들은 공적 세계를 관리하는 일과 관련해 어릴 때부터 많은 훈련을 받아 그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사적 세계 즉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중요성은 잘 알지 못하고,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저자는 내면 세계의 탐구를 위한 출발점을 부르심을 받은 사람과 쫓겨다니는 사람을 구분하는 일에서 찾고 있다. 제3장 ‘황금 새장에 갇힌 인생’에서 쫓겨다니는 사람들의 특징을 여덟 가지로 열거하고 있다. 자신에게 해당되는 모습은 없는지 반드시 체크해 볼 일이다. 반면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은 외부의 어떠한 타격에도 굴하지 않는 인내와 힘을 가진다. 저자는 대표적인 인물로 세례 요한을 꼽고,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의 특징을 열거한다.
앞서 문제를 제기한 저자는 다음으로 내면 세계를 질서 있게 정돈하는 비결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시간 예산 세우기’ 개념과 예수님의 시간 사용 모범, 제7장에서 ‘방치된 시간에 관한 맥도널드의 법칙’ 등은 많이 본 듯한 내용이지만 경종을 울려준다.
그러나 이 책의 백미이자, 여타 자기 경영서나 시간 관리 책자 혹은 영성 훈련서와 구별시켜 주는 것은 바로 제3부에 있다. 내면 세계의 질서를 잡는 일은 강한 인내와 인내의 열매인 지적 성장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언뜻 보기에 지적 성장은 내면 세계를 다스리는 일과 관련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경청과 독서 그리고 저자가 ‘공격적인 공부’라고 부르는 것이야말로 내면 세계의 기초를 가장 튼튼히 할 수 있는 전략적인 훈련이다.
새로 출간된 전면 개정판은 전체적인 구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적실성이 떨어지는 예화들을 삭제하고 새로운 내용으로 보충했다. 그러나 독자들이 계속해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을 찾는 것에서 보듯이, 저자가 제기하는 문제-당신의 삶은 쫓겨다니고 있는가, 부르심을 따르고 있는가-는 시대를 초월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임에 틀림없다.
내면 세계를 정비하기 위해 간디는 물레질했고, 세례 요한은 광야로 들어갔으며, 예수님은 매일 새벽에 홀로 기도하셨다. 그 방법이 무엇이 되었든지 내면의 훈련이 어떤 일보다 중요한 활동이라고 결단을 내릴 때에 내면 세계의 공간으로 들어갈 수 있다. 스트레스와 피로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현 시대를 거슬러 내면의 정원을 가꾸기 위한 첫걸음은 바로 이 책을 집어 들고 읽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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