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러트 명세빈…“신앙,내 인생의 스페셜”
2006-03-18 11:44:29 read : 976
명세빈(30)은 여전히 청초하고 정숙했다. 거기에 더해진 것이 있다. 내면에서 그윽히 번져나오는 기쁨이다. 그 기쁨이 그녀를 더욱 아름답게 주조(鑄造)하고 있었다.
명세빈의 연기력은 근래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끝난 MBC 월화 드라마 ‘내 인생의 스페셜’에서 그의 코믹 역할은 인상적이었다. 여검사 윤혜라 역을 맡아 실수를 연발하지만 밉지 않은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밝은 모습으로 인기를 끈 만큼 그 역시 이런 개릭터에 애착을 갖는 듯했다.
“가급적 밝은 캐릭터를 맡아 사람들에게 유쾌함을 주고 싶어요. 그것이 저에게 더 맞는 것 같아요.” 자신이 밝고 행복하게 연기하면 시청자도 같은 느낌을 갖게 되리란 믿음이다.
그의 이런 기쁨과 밝음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답은 금방 찾아졌다. 요즘 열애중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 하나님과 성경과 교회와의 사랑에 흠뻑 빠져있다. 모태신앙인 그는 부모를 따라 어릴 때부터 교회에 나갔다. 연예인이 된 뒤에도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신앙의 깊은 세계를 체험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바쁜 생활에다 성경을 체계적으로 배울 기회가 없었던 탓. 그런 그에게 때가 찾아왔다.
“지난해 5월 분당에서 서울로 이사오면서 기쁜소식교회(김영준 목사)를 다니게 되었어요. 그 곳에서 체계적으로 성경을 배우며 신앙의 참된 의미를 깨달을 수 있었어요.”
신앙의 깊은 맛을 알게 된 명세빈은 무섭게 대시한다. 셀 모임,수요예배,금요철야예배에 빠짐없이 참석함은 물론 중등부 교사도 맡을 정도로 열심이다. 독서열도 놀랄만 하다. 그 바쁜 생활중에도 ‘4차원의 영적세계’ ‘긍정의 힘’ ‘목적이 이끄는 삶’ 등 기독교 화제작을 모두 독파했다고 한다. 이 독서가 그의 신앙을 더욱 깊고 풍요롭게 만들었음은 물론이다.
“특히 사람의 생각과 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았어요. 흔히 사람들은 혈기 때문에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잖아요. 항상 생각과 말을 긍정적이고 신중하게 해야 함을 느꼈어요.”
감명받은 책은 여러 권 구입해 주위사람에게 나눠준다. 그들도 같이 은혜를 받았으면 하는 ‘착한’ 마음에서다. 그는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촬영이 없을 때는 대한사회복지회에 나가 버림받은 영아들에게 우유병을 물리고,기저귀를 채워주며 돌봐준다. “봉사를 나갈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요. 힘이 닿는 한 계속하고 싶어요.”
연예계 생활 9년차인 그는 하나님이 자신과 늘 동행해 오셨음을 느낀다. 연기생활의 이런 저런 어려움을 잘 극복해 온 것도,또 일을 계속해올 수 있게 된 것도 모두 하나님의 돌보심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신앙과 일을 접목하기 위해 애를 쓴다. 촬영감독들로부터 ‘명세빈은 잘 안 흔들린다’는 얘기를 듣는 것도 신앙 덕분임을 알고 있다. 그에게 신앙은 ‘마르지 않는 샘’ 같은 것이다.
“신앙은 연기생활에서 오는 부담과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것 같아요. 캐릭터에도 더 집중할 수 있게 하고요. 또 그것이 화면에도 잘 나타나는 것 같아요”.
그녀는 시종 진지하고 겸손했다. 그런 한편 갈망하고 있었다. ‘하나님만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그런 절실한 신앙체험을. 성격이 급해 한 때는 신앙도 빨리 성장했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신앙성숙도 단계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 인간의 의지로 되는 것은 아니고 하나님의 은혜가 있어야 함을 깨달았다.
명세빈이 요즘 붙잡고 있는 명제는 ‘어떻게 내 삶을 통해 그리스도를 드러낼 것인가’이다. 내가 사는 것은 내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피로 사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의 산상수훈인 마태복음 5장 14∼16절을 자주 되뇌인다. “너는 세상의 빛이라 산 위에 있는 동네가 숨기우지 못할 것이요. …이와같이 너희 빛을 사람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그는 매일 말씀을 먹고 묵상하려 애쓴다. “셀교회 리더가 말씀을 매일 구절구절 통째로 외우게 해요” “최근엔 야고보서를 다 외웠어요” 천진하게 웃는 명세빈은 늘 이끌어주고 사랑해주는 셀교회 언니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을 묻자 “신앙생활을 잘 하면서,일을 통해 좋은 모습 많이 보여드리고,좋은 배우자도 만나는 것”이란 모범답안이 돌아왔다. 이를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했다. 기회가 된다면 영화에도 출연할 마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자신의 계획이 아니다. “내가 선택하는 길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길을 가고 싶습니다.” 명세빈의 믿음은 이미 궤도에 올라 있었다. 하나님이 그에게 준 탤런트(은사)가 일평생 귀하게 사용될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