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젓가락의 힘！
2004-02-27 12:39:12 read : 826
젓가락의 힘！
한국인들이 사용하는 젓가락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세계 최초로 인간의 복제된 배아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데 성공한 서울대 황우석 교수팀(수의학과)은 “미끄러운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한국인의 뛰어난 손재주가 성공 비결의 하나였다”며 “한국인 말고 어느 누가 쇠젓가락으로 콩을 집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난자나 배아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미세한 난자의 핵을 잡아내는 민감한 작업에 성공한 것은 다름아닌 젓가락으로 식사를 하는 우리의 습관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 세계에서 젓가락을 쓰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일본 등 동남아. 그러나 쇠젓가락은 한국에서만 사용한다. 젓가락질은 눈과 손의 협응을 통해 이뤄지므로 두뇌 활동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젓가락의 역사
처음 등장한 것은 3000여년 전 중국에서다. 초반에는 제례행사에 사용됐지만 한나라 초기인 BC 2000년쯤부터 식사도구로 사용됐다. 한국에는 1800여년 전 신라시대, 일본에는 1500여년 전 나라시대 이후 보급됐다. 중국의 젓가락은 대나무가 주재료다. 한국은 놋쇠, 은 등을 사용해 만들었다. 일본에는 17세기 초에 등장했으며 나무 젓가락이 주종을 이룬다. 가운데가 살짝 붙어 있는 나무 젓가락을 식사 전에 두 쪽으로 쪼개 사용하는 ‘와리바시’라는 명칭은 ‘자른다’는 뜻의 ‘와리(割)’에서 비롯됐다.
◇한국·중국·일본의 각기 다른 젓가락 문화
세계에서 젓가락을 쓰는 인구는 15억명 정도. 한·중·일 외에 베트남 몽골 싱가포르 등에서 사용한다. 한·중·일 3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이상이다. 그러나 이 3개국의 젓가락 문화에는 차이가 있다.
중국은 가족이 큰 상에 둘러앉아 밥을 먹다보니 음식과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반찬에 기름기가 많아 음식을 집기가 어렵다. 그래서 젓가락이 굵고 길다. 일본은 밥그릇과 반찬, 국그릇 등을 모두 자기 앞상에 놓고 먹기 때문에 젓가락이 짧다. 또 가시가 있는 생선이나 껍데기 속의 해산물을 먹는 경우가 많아 끝이 뾰족하다. 한국은 중국과 일본의 중간 정도 길이다.
◇젓가락 vs 포크
젓가락을 쓸 때는 손바닥, 손목, 팔굽 등 적어도 30여개의 관절과 50여개의 근육이 움직인다. 그러나 포크는 운동량이 젓가락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젓가락을 쓰면 뇌 발달을 촉진해 머리가 좋아지며 동양인이 수학을 잘하는 것도 젓가락을 사용하기 때문이라는 보고가 있다.
프랑스 기호학자인 롤랑 바르트는 ‘젓가락 사용은 더 이상 기계적이지 않은 지식인의 행위’라고 평가했다. 찍고 들어올리는 기능밖에 없는 포크에 비해 젓가락은 손가락의 연장이다. 집고, 찍고, 자르고, 옮기는 기능을 할 수 있다는 것. 두 도구가 동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반영하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포크와 나이프가 사용되는 서양문화에는 ‘자르고 찌르고 찍는’ 공격적이고 투박하며 견고한 서양인들의 삶이 반영된 반면, 젓가락을 정교하게 움직여 음식을 먹는 동양문화에는 동양인들의 섬세함과 정교함이 잘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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